싱크 정기구독자님께 올리는 글

-싱크 잠정 휴간 및 재창간에 대하여-

그동안 싱크를 정기구독 해주신 독자님께 먼저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싱크가 인문만화교양지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두 달에 한 번 꼬박꼬박 독자 여러분과 만나온 지 어느덧 2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많이도 부족했던 저희 잡지를 정기구독을 해주신 독자님이 아니었다면 버틸 수 없었던 시간이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만화잡지로서 대중문화계를 뒤흔들만한 센세이션도 없고 이슈몰이도 없는 느린 걸음이지만 매호 시작할 때의 다짐을 일깨우며 꾸준히 걸어온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나온 발자취, 지나온 시간 자체가 싱크가 이룬 가장 큰 성취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평가해 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싱크는 대중잡지로서 충분한 성취를 이루지는 못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좀 더 싱크의 존재를 이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몇 가지 시도도 해 봤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계속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괜찮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이미 좋은 작품으로 검증된 ‘괜찮은’ 작가를 섭외하는 것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싱크가 추구하는 만화, 즉 인간과 사회에 대해 함께 사유하는 만화를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또 그 품질을 더욱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두 가지 고민은 우리 잡지의 존재의의에 결부된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분명해진 한계와 구체적으로 드러난 고민의 매듭을 풀고 가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잡지의 발행을 계속하며 경험치를 높여 보다 확실한 해답에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일단 발걸음을 멈추고 집중적으로 모색하고 다소 모험적이며 획기적인 업그레이드를 이룰 것인가. 장황한 설명은 걷어치우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희 편집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세세한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이후 준비 과정 속에서 보다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욕심이 과하다 하실지 모르겠지만, 싱크를 정기구독 해주셨던 독자님께서, 싱크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준비 과정에도 힘과 응원을 실어주신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후 싱크 재창간의 준비 과정과 소식을 다양한 통로로 여러분과 나누겠습니다. 부디 관심 기울여 주시기 바라옵고, 저희가 새롭게 시작하는 그 순간에 다시 한 번 저희 잡지를 만나주십시오. 앞으로 독자님과 함께 나아갈 가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반드시 성장해서 돌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독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부디 저희 싱크와 함께 해주십시오.